눈물 젖은 카네이션
글 / 이철호
어머니
생각만 하여도 눈물이 납니다.
당신의 품속에서 알사탕 빨아 먹듯
야금야금 당신의 사랑을 빨아먹던 아이가
이제 어른이 되고 아빠가 되어
당신이 지나왔던 길을 걸어갑니다.
어머니
평생 효도 한 번 하지 못한 못난 자식이었기에
오늘도 눈물 젖은 오솔길을 따라
묘지번호 1,538번 식어버린 당신의 가슴에
하얀 카네이션 한 송이 달아 드려 보지만
당신이 주신 사랑 너무도 커
하늘가 떠도는 하얀 구름을 바라보다
그만 당신의 가슴에 얼굴을 묻습니다.
어머니
바람에 꽃잎 지듯 말없이 떠나가실 때
저는 불꽃처럼 활활 타오르는 화마와
싸우고 있었습니다.
어머님의 마지막 가는 모습도
지켜주지 못한 불효자이기에
세월은 흘렀어도 곳곳에 묻어 있는
당신의 고운 흔적을 볼 때마다
흐르는 눈물을 감출길이 없습니다.
어머니
늘 가난 때문에 힘들어 하시면서도
자식들 앞에서는 미소로 답해주던
당신의 소박하고 고운 모습
하지만 뒤돌아서서 흘린 당신의 눈물이
당신의 슬픈 미소가 당신의 가슴속에
슬픈 강물이 되어 흐르고 있었음을
못난 자식은 이제야 알았습니다.
어머니
뼈가 보일 정도로 앙상하게 마를 때까지
평생을 자식 위해 몸을 사르시고
당신의 모든 사랑 다 주고도 또 주고 싶어서
초점 없이 바라보던 당신의 마지막 눈망울을
도저히 잊을 수 없어
이 못난 불효자 생각만 하여도 가슴이 메어옵니다.
어머니
사랑하는 나의 어머니
소리 없이 흐르는 강물처럼
끝없이 흐르던 당신의 크신 사랑
이제 도저히 갚을 길이 없어
머리 숙여 용서를 비 옵니다.
그리고...
한 번도 들려주지 못했던 말
어머니 사랑합니다.
너무너무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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