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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 동백 (모란이 피기까지는) - 조영남

ㅅrl벽 2012. 10. 5. 18:09

굿모닝 

蒼園 盧淑子  목단90 x 96, 종이에 채색, 2006

 


모란이 피기까지는 -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둘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네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둘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 詩에 대한 해설<1935년 작품> -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시 100번 째 시이다.
이 시를 김영랑은
나이 서른 살을 갓 넘긴 무렵 에 썼다.
모란이 피기를 기다리는 나의 꿈과 그 시간의 보람,
모란이 지고 난 후의 설움과 불모성을 함께 노래했다.
이 시는 찬란한 광채의 '절정에 달한' 시간을
포착하듯 짧게 처리하면서 음울과 부재의 시간을 길고도
지속적으로 할애 하는 데 시적 묘미가 있어 보인다.
시인은 낙화 후의 사건을 아주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떨어져 누운 꽃잎'의 시듦 뿐만 아니라,
시듦 이후의 건조와 아주 사라짐을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물론 이렇게 한 데에는 모란이 피는 희귀한 일의
극명(克明)한 황홀을 강조하기 위함이 있었을 것이다.
이 시는 감미로운 언어의 울림을 살려내는 난숙함이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고,
'눈물 속 빛나는 보람과 웃음 속 어둔 슬픔'을
특별하게 읽어낼 줄 알았던 영랑의 유다른 안목과
영리함을 엿볼 수 있게 한다.

 

 

 

모란 동백 - 조영남

 


모란은 벌써 지고 없는데
먼 산에 뻐꾹이 울면 상냥한 얼굴 모란 아가씨
꿈속에 찾아오네 세상은 바람 불고 고달퍼라
나 어느 변방에 떠돌다 떠돌다 어느 나무 그늘에
고요히 고요히 잠든 밤에도
또한번 모란이 필때까지 나를 잊지 말아요

동백은 벌써 지고 없는데
들녘에 눈이 내리면 상냥한 얼굴 동백아가씨
꿈속에 웃고오네 세상은 바람 불고 덧없어라
나 어느 바다에 떠돌다 떠돌다 어느 모래벌에
외로히 외로히 잠든다해도
또한번 동백이 필때까지 나를 잊지 말아요
또한번 모란이 필때까지 나를 잊지 말아요

 

    모  란  동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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