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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이름에게

ㅅrl벽 2013. 4. 23. 20:34

 

 

 

 

      가난한 이름에게 이 넓은 세상에서 한 사람도 고독한 남자를 만나지 못해 나 쓸모 없이 살다 갑니다 이 넓은 세상에서 한 사람도 고독한 여인을 만나지 못해 당신도 쓸모 없이 살다 갑니까 검은 벽에 검은 꽃 그림자 같은 어두운 향료 고독 때문에 노상 술을 마시는 고독한 남자들과 이가 시린 한 겨울밤 고독 때문에 한껏 사랑을 생각하는 고독한 여인네와 이렇게들 사는 멋진 세상에서 얼굴을 가리고 고독이 아쉬운 내가 돌아갑니다 불신과 가난 그 중 특별하기론 고독 때문에 어딘지를 서성이는 고독한 남자들과 허무와 이별 그 중 특별하기론 고독 때문에 때로 골똘히 죽음을 생각하는 고독한 여인네와 이렇게들 모여 사는 멋진 세상에서 머리를 수그리고 당신도 고독이 아쉬운 채 돌아갑니까 인간이라는 가난한 이름때문에 고독도 과해서 못 가진 이름에 울면서 눈 감고 입술을 대는 밤 이 넓은 세상에서 한 사람도 고독한 남자를 만나지 못해 나 쓸모 없이 살다 갑니다 *작시:김남조 *낭송:서금옥 *김남조(金南祚, 192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