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글 향기♡☞/,,,♡.고운시,낭송시

밥그릇 이야기 / 전주호

ㅅrl벽 2012. 10. 4. 18:42

밥그릇 이야기 / 전주호

<슬픔과 눈 맞추다>에서



- 선거 때마다 사람들은 누군가의 밥그릇이 된다?


고 3인 딸아이가 친구들과

학원 과외를 한 적이 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단다

그 중 극성스런 엄마 몇몇이

더 잘 가르친다는 선생에게

말도 없이 아이들을 데려 가버린 것이다


- 난 말이지

내 밥그릇을 깬 팀 절대로 가르칠 수 없다

학원 선생님은

남은 학생들을 돌려보냈다

팀을 깬 것이 내 딸아이라는 듯 비죽거리며


언제부터 아이들이 밥그릇이 되었을까?

내 딸아이는

선생에게 이 빠진 사기그릇에 불과했다


사기그릇처럼 깨지기 쉬운

세상


그러니까 우린 지금,

밥그릇 전쟁 시대에 살고 있는

한낱 이 빠진 그릇이다


전주호 시인은

                                                                                    충남 부여 출생.

 

1999년 심상 신인상 수상.

2002년 대전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학습지 공장의 민자> 당선.